728x90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당신의 일생 단 하나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로또 맞게 해주세요. 사랑이 이루어지게 해주세요.
시험에 합격하게 해주세요. 취직 성공하게 해주세요. 그 외 등등.
이 모든 소원의 전제는 '나는 지금 당장 죽지 않는다' 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죽는다면,
당신이 단 100일 밖에 살지 못한다면
당신의 단 하나의 소원은 무엇일까?


말해두건대 이 드라마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드라마는 에 대한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죽음을 앞두고서야
진짜 삶을 살게 되는 두 존재의 이야기다.

100일의 시간이 남은 시한부 탁동경,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나타난 존재 '멸망'.
그 둘이 만나 함께 하고 사랑한다.
이 100일간의 일기를 부디 함께 읽어주시길.

일기장을 덮었을 때
당신의 삶이 조금이라도 아름다워졌기를 바란다.

그저, 그뿐이다.

 

탁동경 / 28세 (박보영)

라이프스토리 웹소설 편집팀 주임

내 인생은 누구의 장난인지.

동경의 나이 열 살, 교통사고로 부모를 동시에 잃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장례식장에 갓 일곱 살이 된 남동생 선경의 손을 잡고 앉아있었다. 아이라고 해서 다 모르지는 않아서 동경은 울지 않고 버텼다. 나는 울지 않는 착한 아이니까. 그러니 우리를 데려가세요. 우리를 길러주세요. 눈앞에서 자신들을 서로에게 떠맡기려 싸우는 어른들을 보며 그렇게 빌었다. 그날부터였을까. 운명이 걸어오는 못된 장난에 동경의 인생이 속수무책 넘어지기 시작한 게.


장난까나. 하나도 재미없거든?

그렇게 이모의 손을 잡고 내려온 제주도. 바람과 바다의 콜라보로 빚어진 유년기와 청소년기 덕분에 동경은 꽤 괜찮은 어른이 되었다. 누가 주지도 않은 눈치를 보는 버릇은 제주가 아니라 동경 스스로가 동경에게 준 것이었다.

웹소설 편집자는 세상의 눈치를 보다가 떠밀려 선택한 직업이었다. 원하는 직업이었나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딱히 원하는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세상의 눈치를 본다는 건 그런 거였다. 목표도 원대한 꿈도 없는 삶. 그저 이어지기에 급급한 삶. 그래도 괜찮아. 이 정도면 되었다. 이 정도면 살만하다 생각했었더랬다. 순진하게.

뇌종양 선고를 받은 날, 동경은 하늘을 향해 주먹질을 하고 싶었다. 이딴 거 정말 하나도 재미없다고 목줄을 잡고 짤짤 흔들고 싶었다. 나는 이토록 운명의 눈치를 보는데 운명은 어떻게 하나도 내 눈치를 보지 않는지. 정말로, 정말로 동경은… 울고 싶었다.


물음표 만든 새끼 누구야.

저기요. 저한테 왜 그러시나요? 저기요? 왜 전가요? 인생이 온통 물음표의 향연이었지만 언젠가 느낌표나 마침표가 제 인생의 끝이 될지도 모른다고 아주 작은 희망쯤은 품고 살았었다. 그런데 이렇게 완전히 물음표로 인생이 끝장나버리게 생겼다니……. 애초에 물음표가 왜 문장의 끝맺음을 담당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이게 다 물음표 만든 놈 때문이잖아. 누가 그 놈한테 그런 생각을 심어줬지? 누가 그 놈을 태어나게 했지?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결국 분노의 끝은 다시 하늘로 향하게 되는 거였다. 그래서 하늘을 향해 소리 쳤다. 세상 다 망해버리라고. 이렇게 다 한 번에 끝장내버리자고. 그 말을 누가 진지하게 듣고 있을 줄은 몰랐지만.


HAPPY BAD DAY!

새벽 세시에 초인종 누르고 찾아온 이 미친놈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고민이 무색하게 그 미친놈은 자신을 ‘멸망’이라 소개했다. 그러고는 대뜸 동경의 소망을 이뤄주러 왔다고 했다.

아주 오랫동안 동경은 누군가 제게 대답해주길 바라왔다. 멸망과 함께하는 100일 동안 동경은 멸망이 제게 온 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물음은 세기와 문명을 건너 네게 닿았구나. 너는 그 많은 것들을 건너 내게로 왔구나. 멸망에게 사람이라 이름을 붙인 것은 동경이었다. 사람이란 단어는 사랑과 닮았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동경은 처음으로 누군가가 아닌 자신에게 물었다. 동경아 넌 뭘 원하니. 네, 저는 이 사람이, 이 사랑이 존재하길 원해요.

오래 미뤄온 운명의 답이 들려온 순간이었다.

 

 

멸망 / 나이 미상 (서인국)

멸망

이 땅에 멸망 있으라.

그는 빛과 어둠 사이에서 태어났다. 빛의 마지막 자리, 어둠의 첫 번째 자리. 그곳이 그의, '멸망'의 고향인 셈이다. 무언가를 멸망시키기 위해 그가 하는 일은 그저 존재하는 것뿐이다. 그것은 그의 의지도, 그의 사명도 아니다. 그저 주어진 운명일 뿐. 기실 의지도 사명도 없이 타고난 운명에 질질 끌려 살아가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 또한 그렇다. 그래서일까. 그가, ‘멸망’이 굳이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은.


멸망은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다.

멸망이 있되 그 모습이 매우 아름다우며 하필이면 남자의 형상을 하고 있을 지어다. 멸망은 가끔 자신을 존재하게 한 신의 디테일한 주문사항을 떠올려보곤 한다. 그 양반도 참 귀찮고 섬세한 양반이야, 하고 생각하면서.

그는 신이 만든 가장 완벽한 중간관리자다. 중간관리자란 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법. 언제나 침착한 민원인만이 존재하는 건 아닐 테니 신은 이를 안배해 그에게 멸망의 권능과 함께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원래 책임에는 다소 욕설이 따른다. 그 책임이 멸망이라면 더더욱. 소년 같은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이 노인 같이 메마르고 깊은 눈은 아마 거기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을 원망 당한 이의 눈이 맑고 아름다울 수는 도저히 없을 테니.


멸망은 종합병원에 산다.

종합병원은 수도 없이 멸망이 벌어지는 곳. 그가 그곳을 자신의 안식처이자 매복지로 설정하고 여가생활로 삼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지도. 어느 날은 암 선고를 했다가, 어느 날은 응급실에 나타났다가, 어느 날은 환자복을 입고 복도를 걷기도 한다. 그러나 병원 안 그 누구도 그에게 위화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는 살아있는 자가 아니므로. 사실 영원히 산다는 것은 한 번도 살아보지 못했다와 가까운 개념이다. 산다는 것은 죽음이 있어야지 필연적으로 완성되는 것이기에. 덕분에 그는 안정적이게 여가생활을 즐기는 중이다. 한동안은 제 스스로 발령한 이 근무지에서 무료하지만 매력적이게 지낼 예정이었다. 이제는 몇 번인지 셀 수도 없는 그 날만 아니었어도.


HAPPY BIRTHDAY!

자신의 생일, 그는 단 한명의 인간을 선정하여 그의 소망을 이뤄준다. 신이라는 작자가 제 딴엔 선물이랍시고 준비한 작은 이벤트랄까. 그의 생일은 인간의 기준과는 다르다. 1년에 한번이 아닌 알 수 없는 우주의 주기를 아주 오래 지나쳐야 했다. 어쩔 땐 한 세기를 넘어야 했고, 어쩔 땐 한 문명을 넘어야 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것은 세기와 문명을 건넌 약속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간들의 소망이란 대부분 얄팍하고 단순해서 큰 노력 없이도 그는 찬사 받을 수 있었다. 단지 늘 그랬듯이 가볍게 선택했을 뿐.

"세상 다 망해라!"

멸망과 꼭 어울리는 까만 밤이었고, 별이 죽어갔고, 자신의 생일이었다. 자기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이보다 재미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동경을 골라 들었다. 그게 제게 잘못 온 선물인줄은 꿈에도 모르고서.

"니가 죽었으면 좋겠어. 죽어봤으면! 그럼 내 마음 알 테니까!"

너의 그 말에 코웃음을 쳤었나. 그러나 결국 네 말이 다 맞았다. 나는 너와 함께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존재였다. 시한부인 동경과 함께 하는 100일. 그의 마음에 이상한 소망 하나가 싹 트기 시작했다. 살아도 죽어도 이룰 수 없는 소망. 살아있고 싶다. 그래서 너와 함께 죽어버리고 싶다.

 

 

 

 

 

tvn 월, 화 밤 9시 

5월 10일 첫 방송

 

 

+

 

무로고 보정 (클릭해서 저장하세요.)

 

 

 

 

/

 

기획의도 인물소개 다 좋다....

사람, 사랑.. 이부분 방탄 rm love 노래가 생각이 나고ㅋㅋㅋㅋ

콘서트에서 열심히 따라 불렀던 거 같은데 말이야 이번 드라마에서도 사람, 사랑 하면서 울게 생겼어

 

728x90

BELATED ARTICLES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