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 ep01-1
2021. 5. 23.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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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못하는 건, 내 오래된 습관이었다.
열 살에 나는 눈물을 삼키는 법을 알았다.
흘리지 못하고 삼킨 눈물은 전부 어디로 갔을까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날부터 울지 못한 울음은
덩어리처럼 불어 결국 내머릿속에 자리잡았다.
"나 죽는대. 죽을 때 말야, 많이 아플까?"
뭐해? 앉아.
하, 여기 제 집인데요.
그래, 괘념치 말고.
제사상이네? 오늘 내 생일인데.
아, 그러세요?
생일 축하드려요ㅎ
누구한테 축하는 또 처음 받아보네.
- 쓸데없이 힘빼지 말고, 금방 끝나.
"그렇게 해주세요." 라고만 하면
- 예? 뭘요?
-세상 멸망시켜 달라며?
- 아까부터 듣고 있었어? 우리 집을 알고 있었어?
우리 집 주변을 막 서성거렸어?
- 으음. 안 그랬어. 나 바빠.
- 너 누구야? 원하는 게 뭐야?
...케익이야? (케이크야?)
- 이럴 시간 없어, 너 곧 죽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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